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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작품

장욱진 고택, 화가가 꿈꾸던 집에서 그의 삶을 만나다

by 전시 읽는 사람 2026. 7. 2.

미술관에서는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고택에서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몇 해 전 가족과 함께 찾았던 양주의 장욱진미술관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공간이었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고, 이후에는 아이의 친구들과 함께 교외체험학습으로 다시 찾을 만큼 마음에 남았던 곳이었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궁금해졌습니다.

'장욱진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러다 그의 작업실이자 마지막 삶의 터전이었던 용인의 장욱진 고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번에는 세 식구가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장욱진 고택, 화가가 꿈꾸던 집에서 그의 삶을 만나다

장욱진 고택, 화가가 꿈꾸던 집에서 그의 삶을 만나다
용인시 장욱진 고택 - 짓고 싶어하던 집과 그림 (양옥)

장욱진이 직접 꿈꾸고 완성한 집

장욱진 고택은 단순히 오래된 한옥 한 채가 아닙니다.

1986년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공간이며, 직접 설계에 참여해 자신이 꿈꾸던 집을 현실로 만든 장소입니다.

작품 속에서 수없이 등장했던 집과 나무, 새와 가족.

그 모든 풍경이 이곳에서는 실제 삶의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한옥과 붉은 벽돌집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조금 소박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장욱진다운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처럼 단순하지만 따뜻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오래 바라보게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림을 닮은 사람이 아니라, 삶이 그림이 된 사람

장욱진의 그림은 늘 아이가 그린 것처럼 순수합니다.

나무 한 그루, 새 한 마리, 가족 몇 명.

복잡한 설명 없이도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저는 그 그림체가 참 좋았습니다.

어린아이의 시선처럼 맑고, 꾸밈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택을 둘러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욱진 고택, 화가가 꿈꾸던 집에서 그의 삶을 만나다
양옥 내부 - 거실

 

그는 그림만 순수했던 사람이 아니라, 삶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끝내 실현한 사람이었다는 것.

 

언젠가 살고 싶었던 집을 직접 짓고, 그 안에서 그림을 그리고, 마지막 시간까지 자신의 세계를 지켜낸 사람.

그 실행력이 참 부러웠습니다.

누구나 꿈은 꾸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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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장욱진 고택 (한옥) / 방안 내부 / 마루

우리 가족이 가장 오래 머문 곳

이번에도 함께한 사람은 남편과 아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전시를 함께 다니며 작품을 보고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같은 그림을 보고도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 순간들이 재미있고, 그 대화 덕분에 작품이 더 풍성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이번 고택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작은 공간 하나에도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장욱진이라는 사람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은 한옥 마루였습니다.

 

마루에 앉아 올려다본 겨울 하늘.

차가운 공기.

조용히 흔들리는 나무.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마 장욱진도 이 하늘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겠지.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오래 머물 이유가 되었습니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 주차장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인근 주택가에 주차 후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어 천천히 걸으며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 관람 시간은 넉넉하게 1시간 정도를 추천드립니다.
  • 작품을 좋아한다면 양주의 장욱진미술관과 함께 방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무리

장욱진 고택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찾아가 볼 만한 공간입니다.

 

그의 그림이 왜 그렇게 단순하고 따뜻했는지, 왜 집과 가족, 나무를 반복해서 그렸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림보다 사람을 만나고 돌아온 기분이었습니다.

 

장욱진은 자신이 그리고 싶었던 세상을 캔버스에만 남긴 화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직접 지었고, 그 안에서 삶과 예술을 함께 완성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오래 기억에 남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장욱진 미술문화재단 홈페이지에 가시면 더 많은 작품과 그의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ucchinchang.org/HOME